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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 금산사

약천(藥泉) 2018. 6. 12. 14:09



김제 금산사

 

후백제 시대 견훤이 아들인 신검에 의해 감금 되었다가 탈출했다는 역사가 있는 사찰, 보제루 위에 올라서 보니 상상보다 큰 공간에 웅장한 미륵전과 오층석탑(방등계단), 대적광전이 한 눈에 들어 온다. 다른 사찰과 달리 어디가 주전(主殿)인지 헷갈리는 부분이다. 부처님은 분별하지 말라고 하셨다 지만, 일단 어디가 위계(位階)가 높은지 궁금해 지는 것은 어쩔수 없는 호기심이다. 귀동양을 해보니 금산사는 천(), (), ()의 개념으로 가람배치를 하여, 대적광전은 천, 오층석탑(방등계단)은 지, 미륵전은 인, 그래서 세 전각의 위상이 모두 같다고 한다.

 

 

: 대적광전은 보기드물게 오불(五佛)을 모시고 있는데 화엄사상에 바탕을 둔 삼신불(三身佛)로 청정법신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좌측에 원만보신 노사나불이 있고 우측에 백억화신 석가모니불이 있다. 기림사나 화엄사등 화엄계 사찰에서 볼수 있는 도상이다. 그런데 금산사 대적광전은 두분의 부처님이 더계신다. 석가모니불 우측에 서방극락정토에서 상주설법하고 계시는 아미타불이 있고 노사나불 좌측에는 동방유리광정토의 약사불이 있어 오불을 이루고 있다. 불화 오불회도에서 본적은 있지만 이렇게 불상으로 조성해 놓은 것은 처음 보는 일이다. 삼신불은 화엄경에 의해서 아마타불과 약사불은 각각 정토삼부경과 약사여래본원경에서 근원을 두고 있어 한 사찰내에서도 다른 전각에 모시는 것이 일반적인데 화재로 인해 한곳에 모시게 되었다고 한다. 해설사 선생님 말처럼 싸우지는 않으려나 ^^

 

: 방등계단은 통도사의 금강계단처럼 수계(受戒)식이 열리는 곳이라고 하는데 통도사와는 다르게 비구나 비구니뿐만 아니라 재가신도의 수계식도 이곳에서 이루어 진다고 한다. 지금은 해체 복원중이라 볼 수는 없었지만 계단앞에 오층석탑이 있는데 비례미가 정말 좋아서 요즘 조성되는 석탑들의 모델이 되고 있다고 한다. 사진을 보니 2층기단에 상하 1:1의 탱주가 모각되어 잇고 상층기단과 초층탑신 괴임으로 각형1단의 별석괴임이 있는 것으로 보아 신라계 일반형 석탑의 계보를 이어가는 것으로 보이는데 층급받침이 3단으로 대폭 줄어 들었다. 금산사의 창건과 동시에 조성 되었다면 후백제 시대에 이전에 조성된 것인데 안내 책자에는 고려전기의 탑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후대에 조성한 것으로 여기는 듯 하다. 익산의 왕궁리 오층석탑처럼 고려초기의 석탑으로 비정되고 있는 듯 한데 후백제 시대 석탑으로 볼 수는 없을까? 후백제는 일제 강점기와 같이 35년 동안 이지역을 지배했던 강력한 국가였는데 우리의 역사 의식에서는 제대로 대접을 못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 미륵전은 밖에서 보면 3층의 목조건물이고 안에서 보면 단층 건물이다. 미륵전의 주존은 전각의 이름과 같이 미륵불이다.  석가모니불 다음에 이 세상에 오실 부처님으로 지금은 도솔천에서 수행을 하고 계신다. 불보살상을 조성할 때 부처는 불상, 보살은 보살상으로 제작을 하는데 불상으로 되는 경우도 있고 보살상으로 되는 경우도 있는 존상이 둘이 존재한다. 하나는 과거불인 연등불(燃燈佛)로 제화갈라보살로 조성 될 때도 있다. 그러나 연등불은 독립된 전각에 모셔진 경우는 거의 없는 듯 하고 석가모니불의 협시불 형태로 모셔지는게 일반적이다. 미래불인 미륵불(彌勒佛)은 미륵상생경에 의해 미륵보살로, 미륵하생경에 의해 미륵불로 조성되는데 연등불과 같이 석가모니불의 협시불로 모셔지는 경우도 있지만 독립된 전각에 따로 모셔지는 경우도 있다. 미륵불이 주존으로 모셔지는 전각의 명칭을 미륵전이라 이라 하는데 미륵불에 의해 정화되는 불국토를 용화세계라 하여 용화전이라 하기도 하고, 미륵은 자비라는 뜻이 있어 자씨전(慈氏殿) 또는 대자보전(大慈寶殿)이라 하기도 한다. 금산사 미륵전에는 불상으로 조성되고 법화림보살(法花林菩薩)과 대묘상보살(大妙相菩薩)이 협시를 하는 삼존불로 되어 있다. 외부에서 보면 1층에는 대자보전, 2층은 용화지회, 3층은 미륵전으로 세가지를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