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호(號), 그 안에 깃든 정신을 부르다.

약천(藥泉) 2015. 12. 10. 11:51

 

 -중략-

일부 문화예술인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하나의 이름만으로 일생을 살아가는 오늘날과 달리

우리의 선인들은 초명(初名) 또는 아명(兒名), 자(字)와 호(號), 시호(諡號)에 이르기까지

생애의 모든 단계에서 일종의 통과의례와 관련된 이름들을 다양하게 가지고 있었다.

이와 같은 풍속은 2종 이상의 이름을 가지는 복명속(復名俗)혹은 이름을 신성한 것으로

여겨서 함부로 불러서는 안 된다는 경명의식(敬名意識) 에서 비롯된 것이다.


선인들이 일생을 통하여 가지고 있었던 다양한 종류의 이름들 가운데 자(字)와 호(號)는

특히 그 이름을 돌아보고 뜻을 생각하며 살아가도록 하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오늘날에도 다시 한번 새겨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자와 호는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


자는 일종의 성인식이라고 할 수 있는 관례를 치르거나 성혼을 한 뒤 본명을 대체하여 부르는

이름이다. "자(字)를 지어 명(名)의 뜻을 드러내는 것은 사우(師友)가 할 일이다"라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자는 스승이나 벗들이 짓되, 주로 친구들 사이에 서로 지어 부르는

이름이었으며, 본 이름의 뜻을 부연 설명 또는 보완하거나 같은 뜻을 가진 글자를 씀으로써

본 이름과 짝이 되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호(號)는 부모나 스승.친구등 남이 지어 부르기도 했지만 자신이 짓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

한사람이 여러가지 호(號)를 쓰기도 했다는 점에서 자(字)와 구별된다. -중략- 

오늘날 그 흔적조차 희미한 호의 문화, 둘 이상의 이름을 갖는 문화를 되살리려는 노력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 월간 '문화재사랑' 2016년3월호에서 부분 발췌 -

 

저희부부는 포항고문화연구회 회장님한테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