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연휴 마지막날..

전날부터 오른쪽 머리에 바늘로 콕콕 찌르듯한 통증때문에  만사가 귀찮았다..

오전까지만 쉬고 오후에 잠시 외출이라도 하자는 아내에게 가고 싶은곳을 물으니

그냥 아무데나 좋다고 한다.

머리도 아프고 딱히 생각나는 곳도 없지만 무조건 나왔다..

'내연산에 가볼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아내의 옷차림을 보니 산행은 안될것 같고

전에 시간이 되면 한번 가보겠다고 생각했던 경주 감산사지 삼층석탑을 목적지로 정했다.

 

올해만 세번째 가보는 원성왕릉(괘릉)을 지나 '감산사지 삼층석탑' 이정표만 보고 따라갔다.

계속 산길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전혀 다른 전원 마을과 풍요로운 가을 들판이 눈을 즐겁게 한다.

사람이 자연을 닮는다면 필시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은 넉넉할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순간 순간 찌르는 듯한 두통도 잠시 멎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아내도 만약에 전원생활을 한다면 이런 느낌이 있는 곳에서 살고 싶다고 한다.

고정관념과 편견을 버려야 하는데...'감산사지 삼층석탑'이라는 이정표 때문에 그냥 절터에 탑하나

덩그라니 놓여 있는 광경을 그렸는데 입구에 제법 넓다란 주차장과 언뜻 보이는 대적광전의 지붕이

편견을 무너 뜨린다..

 

 

입구에서 꽃을 촬영하고 있는 비구니 스님을 뵈었다..

사찰과 꽃 그리고 비구니스님....

이전까지 보아왔던 사찰의 느낌이 아닌 전혀 다른 모습이 사찰이 눈에 들에 들어왔다.

 

 

 

 

대적광전 앞마당 끝에 있는 바위에 비로자나 부처님이 외로이 앉아 있다..

바라보고 있는 방향을 보니 순간 이상한 생각이...ㅋ

분명 대적광전안에는 또다른 비로자나 부처님이 계실터인데 이 분은  왜 들어가지 못하고 부러운듯이

그쪽을 바라만 보고 계실까?

 

 

 

 

주위에 동전이 몇개 보인다.. 동정????

 

 

최근에 새로 조성한듯이 보이는 삼층석탑..작고 아주 예쁘게 만들어 놓았다.

전각과 마당의 크기에 비해 너무 작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 만큼 공간의 여유가 있어

보이는 장점도 있는듯 했다.

 

감산사는 신라 성덕왕 18년(719)에 중아찬 김지성이 자신의 장전을 희사하여 부모의 명복과 일족,국왕의

안녕을 빌기 위하여 창건하였다.

현재 대적광전에 봉안된 석조 비로자나불의 머리부분과 앞면은 훼손이 심하고 광배와 대좌는 없어졌다.

 

 

양쪽 다리는 결가부좌한 모습으로 지권인을 결하고 있으며 넓고 건실하게 조각된 무릎과 더불어 어깨선도

각이 진 당당한 모습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비로자나불상중 초기에 조성되었던 작품으로 짐작된다 - 안내문에서 발췌 -

 

 

 

 

대적광전 뒷편으로 돌아가니 제법 넓은 공간에 또 다른 삼층석탑이 있다.

2층의 기단 상하층에 각각 1개의 탱주가 모각되어 있다. 층급받침은 4단으로 되어 있고

2층과 3층의 몸돌은 유실되었고 지붕돌만 남아있다.

기단에 비해 초층 몸돌이 조금 작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2층과 3층의 몸돌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뒷편으로 전각이 들어설만한 공간이 없어 보이던데 이곳도 전당후탑형식의 사찰이었나?

안내문에 있는 '꼭대기에 머리장식을 받치던 네모난 받침돌만 남아있다.' 라는 문장이

'상륜부는 대부분 유실되었으나 노반만 남아있다' 라는 교과서적인 말 보다 더 정감있게 다가온다..

 

 

 

주위에 몇개의 다른 석조 부재들도 눈에 띈다.

이곳 저곳을 둘러봐도 섬세한 손길이 많이 갔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비구니 스님들이라서 그런지 꽃도 많이 심어 놓았고....

 

 

 

 

 

띵한 머리를 이끌고 잠시 다녀온 감산사....

오로지 삼층석탑만을 보기위해서 였는데 뜻밖에 가을에 만발한 꽃과 함께 어울려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봄에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게 만드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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